left_banner.jpg
제목 [7월 27일 전북일보] 추경, 뭣이 중헌가? (전문)
작성자 김현미의원실
작성일 2016/08/25 조회수 476

[7월 27일 전북일보] 추경, 뭣이 중헌가?


“경제는 흐름, 정책은 타이밍” 대통령이 정부에 추경을 지시하며 하신 말씀이다. 맞는 말이다.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나랏돈을 그저 허투루 쓸 수 없는 일이다. 부랴부랴 짜였기에 ‘그만큼 시급한지, 목적에 맞는지, 올해 안에 꼭 써야 하는지, 다 쓸 수 있는지’ 철저한 심사가 필요하다.


더욱이 날짜에 쫓겨 심사를 소홀히 할 이유가 없다. 8월 12일에 처리를 하든 8월 20일이나 8월 말이 되더라도 실제 자금 집행은 9월 1일부터다. 하루 이틀 처리가 늦어진다고 해서 추경 예산 집행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


급하다고 나랏돈 허투루 쓸 수 없는 일


특히 이번 추경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국책은행의 묻지마 지원 의혹 해소’, ‘한계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질적인 고용보장대책’, ‘누리과정 등 영유아보육 전액 국비지원 공약 이행’ 등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논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에 11조원 규모 추경안이 제출됐다. 국가채무 상환 1.2조원을 제외한 세출 확대 9.8조 원 중 지방교부금 정산 등 이것저것 떼고 나면 정부 직접사업 예산은 4.7조원에 불과하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 ‘구조조정,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제까지 붙였다. 0.5조원으로 총 8만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계산해보면 월 156만 원짜리 일자리 8만개다. 대부분 단순 임시직 일자리에 불과해, 조선업 등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고용 대책,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뭣이 중헌가?” 지금 교육현장에는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도내 143개 학교 가운데 98곳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우리 아이들이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지만 교육청에 예산이 없어 겨울까지 방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대통령 공약임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누리과정 문제가 있다. 교육청 예산을 어린이집으로 돌리면 초·중·고교에 갈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 누리과정 예산은 주지 않은 채 우레탄 문제까지 해결하라고 하면 정부가 지방교육청을, 다시 말해 우리 아이들의 교육현장을 고문하는 것이다.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이라는 대통령 공약대로 누리과정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이에 따른 재정소요를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지방교육재정 1.9조원이 내려가서 누리과정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돈은 초과 세수로 내년이면 교육청으로 당연히 이전되는 교육재정 몫이다. 내년에 써야할 돈을 올해 주면서 새로 마련한 돈인 양 생색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책임은 미뤄두고, 내년 돈을 당겨쓰는 ‘밀당’ 추경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린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추경 효과 의문


박근혜 정부 들어서 벌써 세 번째, 연례행사가 된 추경에 절박함이 묻어나지 않는다. 어느 샌가 ‘상반기 조기집행, 하반기 추경’ 공식이 재정당국의 고정 사이클이 되었다. 정부는 늘 경제회생, 일자리창출을 주장하며, 추경의 당위성을 부여해왔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반복된 추경이 과연 정부가 주장하던 대로 그 효과를 발휘해 왔는지 자문해 보길 바란다.


“추경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단기적 대증 요법에 자꾸 급급하다보면 오히려 그것이 경제를 침체에 빠지게 한다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말씀을 되돌려 드린다. 좋은 약도 자주 쓰면 내성이 생긴다.


△김현미 의원은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17·19대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2 비서관을 지냈다. 20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다.